이번에는 추억의 먹을거리 이야기가 담긴 책을 살펴보려 한다. 황석영 선생님의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 』에는 우리 추억 속의 옛 음식인 '노티'가 나온다.
작가는 "맛있는 음식에는 노동의 땀과, 나누어 먹는 즐거움의 활기, 오래 살던 땅, 죽을 때까지 언제나 함께 사는 식구, 낯설고 이질적인 것과의 화해와 만남, 사랑하는 사람과 보낸 며칠,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궁핍과 모자람이라는 조건이 들어있다"고 머리말에 적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먹거리에 관한 황석영 선생의 글을 읽다 보면 식욕이 앞서기 보다는 우리의 삶을 미소 짓게 만들고 되돌아보게 되는 그런 글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황석영 선생님의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에서 노티는 무엇일까?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의 어머니가 찾으셨다는 ‘노티 한 점’은 결국 어머니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을 노티를 빌려 표현한 것이다. 노티에 대한 내용에 대하여 책에서 나온 부분을 조금 인용해 설명한다.
“요즈음은 구수한 기장쌀을 구하기 힘들 테니 찹쌀을 빻아다 시루에 찐다. 엿기름가루를 물에 내려 우려낸다. 익은 찹쌀가루와 엿기름가루를 섞어 우려낸 엿기름 물을 붓고, 소금 간을 하고 참기름 넣어서 반죽을 한다. 반죽을 아랫목에 한두 시간 덮어 두어 삭힌 다음에 손바닥만 한 크기로 만들어 약한 불에 지져 낸다. 이것을 식혀서 꿀에 재어 항아리에 차곡차곡 넣어서 장독대에 내다 놓고 먹는다.”
이 노티는 겨울철 간식으로 북쪽 평안도 지방에서 즐겨 먹었다고 하는데, 약과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기장쌀이라는 조하고는 조금 다른데 쌀이 있는데 그 기장쌀을 가루로 만들어서 엿기름에 넣고 섞는다고 한다. 그 잰 것을 적당히 발효시킨 다음 참기름에 노릇하게 지져서 꿀에 잰 과자 같은 간식이다. 이것을 항아리에 재어놓고 두고두고 먹는다고 한다. 노티는 달콤한 맛과 쫄깃하게 씹히는 질감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엿기름가루가 들어가기 때문에 쉽게 상하지 않아 꿀을 바른 후 작은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 보관하면 3개월 정도 기간 동안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차수수, 찰기장, 찹쌀을 불려서 가루를 내어 엿기름을 섞어서 시루에 넣고 살짝 겉만 익도록 찌고 이때 정말 살짝 쪄서 속은 생가루 상태여야 하는데 그렇게 쪄낸 것을 다시 엿기름과 넣고 치대고, 그것을 6~7시간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키면 약간 무른 듯 부드러워 진다고 한다. 이걸 한가위 보름달처럼 동그랗고 납작하게 만들어 참기름에 한 장 한 장 부쳐내고 이렇게 부쳐낸 떡에 꿀을 살짝 발라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놓으면 완성이 된다. 정말 정성과 사랑으로 만드는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위와 같이 이 노티라는 것이 굉장히 복잡해서 시중에서는 팔지 않는다. 또한 엿기름으로 곡물을 발효시켜 단맛을 내기 때문에 그 단맛은 설탕이나 꿀의 단맛하고는 비교할 수 없이 부드럽고 온화하다고 한다. 또한 발효시켜 만든 것이라 소화도 잘되고 부패되거나 굳지 않으니 정말 신기한 조리법이 아닐 수 없다. 평안도 지방에서는 추석 때 이 노티를 만들어 항아리에 넣고 겨울 내내 먹었다고 한다.
만드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번거롭기도 하지만 정성이 담겨있는 이 한 그릇의 노티는 그저 단순한 먹거리 간식이 아니라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과 추억이 아닐까.





